Starting Over

첫 번째 책 소개 리뷰입니다.
Starting Over
다른 걸 해야 하나 했지만,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준 작가님.
역시나 시작은 미아키 스가루 작가님의 책이 아니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원제는 『10년을 되돌려서, 10살부터 다시 시작한 감상』 입니다만,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하는 것이 일본 작품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군요.
1990년 생인 미아키 스가루 작가님은 23살에 이 작품을 내셨습니다.
23살에 냈다는 것은 그전부터 집필하시고 계셨다는 것이겠죠.
제가 25살 때 이 책을 처음 읽었습니다만, 읽으면서 약간 글쓰기에 미숙함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23살이었다면 이 정도의 필력으로 이 정도의 소재로, 이 정도의 감동을 선물할 수 있었을까 싶네요.
주인공은 완벽한 삶을 살아가던 20살 청년이었습니다.
완벽한 여자 친구, 집, 모든 것들이 완벽했습니다.
마치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일부 기억이 손상된 채로 10년 전인 10살, 12월 크리스마스로 돌아가게 돼버리고 말죠.
영문을 모르는 주인공은 자신의 완벽했던 삶을 되찾기 위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그대로 담습 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기억이 온전치 않아 수월하게 흘러가지 않았죠.
과거로 돌아오기 전 자신이 생각했을 때 완벽한 연인이었던 츠구미라는 여아에게
차이기 시작하면서, 작은 톱니바퀴 하나만 고장 나도 시계는 고장나버리듯,
주인공의 운명도 고장 나기 시작하죠..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왕따(집단 따돌림)를 당하고, 자존감이 결여되고, 성적도 전보다 훨씬 낮고, 자신이 망가지자 가족까지도
그 여파로 소중한 여동생의 성격도 어두워지고, 부모님들과도 사이가 멀어지게 되죠.
성공하기 위해 태어났던 사람이, 완벽하게 실패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변해버립니다.
대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실패자의 삶을 이어가던 와중,
자신의 첫 번째 실수였던 톱니바퀴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하여 츠구미의 연인인 토키와라는 남성을
살해할 마음을 품게 되죠.
그렇게 주인공은 토키와를 미행하며 계획 살인을 꿈꾸던 중,
히이라기라는 여성을 마주치게 되고, 마주친 순간 주인공은 3가지의 사실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첫 번째는 토키와라는 남성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츠구미를 질투하고 있다는 것.
세 번째는 주인공처럼 10년 전의 시간으로 돌아왔다는 것.
그로 인해 주인공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과거의 두 명의 남녀는 잘못된 사건으로 인해 10년 전으로 돌아왔고,
서로 상대를 착각하여 주인공은 츠구미라는 잘못된 대상을, 히이라기는 토키와라는 잘못된 대상을
쫓아오며, 조금은 다르지만,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요.
하지만, 그동안 지내온 실패와 절망의 시간들은 주인공을 많이 약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진짜 연인이었던 히이라기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더 절망해버렸거든요.
그로 인해 주인공은 적당한 아르바이트를 해 일희일비하다 그대로 죽어버리려고 하죠.
그렇게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추첨 행사를 돕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중,
자신의 옛 연인 히이라기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라디오에서 존 레넌의 Starting Over라는 노래가 나오는 순간,
자신이 10년 전에 돌아가기 전 마지막 기억을 되찾죠.
히이라기와 주인공은 크리스마스 날 밤,
같이 차를 타고 가다 정전으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 것입니다.
그때 당시에 흘러나오던 음악이 Starting Over 였던 것이죠.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세상은 둘에게 다시 살아갈 기회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완벽한 진실을 깨닫게 된 주인공은 히이라기에게 모든 진실을 고백하고,
둘은 똑같이 사고가 날 예정인 크리스마스 날 밤, 그 거리에 있을 토키와와 츠구미를 구하기 위해
미리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통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토키와와 츠구미는 사고를 당하지 않은 채 무사히 크리스마스 날 밤을 보내고,
서로의 마음을 고백하며 다시 행복한 커플로 돌아갑니다.
자신의 인생이 항상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설사,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고 해도 조금씩은 틀어지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과거의 자신은 과거의 자신이 아니며, 미래를 알고 있는 과거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흘러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좌절하고, 슬픔에 빠져있더라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 소설은 라이트노벨입니다.
라이트노벨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라이트노벨이라 하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진중하지 못한 소재, 양산형 작품 등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작품도 많으니 편견 없이 읽을 기회가 있으시다면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