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 죽이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기사단장 죽이기』입니다.
이 책은 제가 언제 읽었는지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일본 소설계의 거장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나오는 인물이 무라카미 하루키 님이죠.
그렇게 들었기 때문인지 항상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소설을 제가 스스로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 아닌,
책을 읽는 독자로써는 항상 사서 읽어야 할 책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 또한 서점에 들렀다 한눈에 잘 보이는 곳에 진열돼있는 것을 발견해 집어왔죠.
이 작품을 읽고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소설은 일본 소설계의 어떤.. 맥도날드나 버거킹처럼
하나의 브랜드가 아닐까?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장르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물론 제가 무라카미 하루키님의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님만의 색채가 뚜렷하고,
독자로부터 훌훌 읽게 하는 능력이 뛰어난 필력을 지니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36세의 초상화 전문 화가인 주인공 시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건축회사에 다니는 아내와 결혼 6년 차지만 아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이혼하고 싶다는 통보를 건넵니다. 어느새 불륜 상대가 생기게 된 것이죠.
그 말을 들은 주인공은 화가 난 나머지 자신의 애차인 푸조를 타고 가출해버립니다.
지갑과 신용카드, 세면도구를 챙겨 도호쿠 지방에서 홋카이도까지 반년에 걸쳐 혼자 여행을 하게 되죠.
이 여행 중 두 가지의 야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사투리를 쓰는 젊은 여성과 첫 만남에 러브호텔에서 잠자리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주인공은 여자에게 자신은 쫓기고 있다는 말을 듣죠.
아침이 되니 여성은 사라지고, 주인공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쩌다 마주친 하얀 스바루 포레스터를 탄 남자가 주인공을 비난하는 듯 노려보죠.
그 남성과는 아무 접점 없이 지나쳐 헤어지지만, 주인공은 그 남성의 얼굴이 두려워 잊히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아마 그 여인을 쫒고 있는 것이 이 남성이라고 상상하죠.
또 다른 어느 날에는 헤어진 아내와 야한 행위를 하는 꿈을 꿉니다.
너무 현실적인 꿈에 일기에 그것을 적게 되죠.
그런데 홋카이도에서 푸조가 망가져 폐차를 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어찌할 바를 모르다,
절친이자 굉장한 자산가의 아들인 아메다 마사히코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죠.
주인공은 오다와라의 별장 겸 아틀리에가 빈집이기에 싼 월세로 들어가게 됩니다.
공짜는 아니기에 주인공은 근처 문화센터의 아틀리에 그림 그리기 교실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죠.
거기서 주인공은 교실의 학생 중 하나인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와 불륜관계가 됩니다.
주인공은 별장에서 일본화 한 장을 찾게 됩니다.
제목은 기사단장 죽이기.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를 모티브로 한 그림이지만,
등장인물은 일본 화풍에 아스카 시대의 옷차림을 입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옛 에이전트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나를 지명하고 초상화를 의뢰하는 클라이언트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파격적인 보상으로,
클라이언트는 54세로, 이른바 벼락부자로 IT회사를 팔아 현재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나의 아틀리에 맞은편 호화 저택에 살고 있었죠.
클라이언트는 초상화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주인공의 아틀리에에 다니게 됩니다.
주인공의 별장 마당에 사당이 있는데, 매일 밤 방울 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클라이언트와 상의하면서 토목공사 회사를 고용하여 사당을 철거해 주게 되죠.
그러자 커다란 구멍이 발견되고 안에 방울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방울을 아틀리에에 놓아두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날 밤 아틀리에에서 방울 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주인공이 가보니 기사단장 죽이기에 그려져 있던 기사단장을 빼닮은 난쟁이가 있었습니다.
기사단장은 주인공에게 자신의 모습이 보이거나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주인공뿐이니 자신을 남에게 말하면 미치광이 같으니 주의하라고 말하고 사라집니다.
이후 가끔 기사단장이 나타나 주인공에게 유효한 조언을 합니다.
기사단장은 예지 능력이 있는 것 같았죠.
클라이언트의 초상화를 완성하자,
이번에는 아키카와 마리에라는 13세 소녀의 초상화를 그리도록 클라이언트는 나에게 의뢰했습니다.
제시한 보상은 역시 엄청났죠.
마리에는 이모와 근처에 살고 있었고, 주인공의 회화교실 학생이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얘기로는, 마리에가 죽은 어머니는 옛날의 자신의 애인으로,
여러 사정으로 추리하면 마리에가 자신의 생물학적인 딸일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이 일은 마리에에게 비밀로 하라고 부탁했죠.
이리하여 마리에도 초상화의 모델로서 주인공의 아틀리에에 다니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날,, 마리에가 행방불명이 됩니다.
그럴 때 마사히코로부터 전화가 오죠.
아버지가 위독하니 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마사히코와 구히코의 병실로 가자 마사히코의 휴대폰이 울리고 마사히코는 병실을 나서게 됩니다.
그러자 기사단장이 나타나 마리에를 찾고 싶으면 자신을 죽이라고 지시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망설이다 식칼로 기사단장을 찔러 죽입니다.
그러자 병실 구석에 구멍이 뚫리고 구멍에서 긴 얼굴이 나타나게 되죠.
긴 얼굴은 일본화 '기사단장 죽이기' 왼쪽 끝에 그려진 의문의 남자로,
주인공이 멋대로 긴 얼굴이라고 명명하고 있었던 인물입니다...
주인공은 긴 얼굴이 나타난 구멍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안은 판타지 세상이었죠..
마치 이상한 토끼를 따라간 엘리스처럼, 정신을 차려보니 주인공은 집 마당에 있는 구멍 안에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구멍밖에 있어, 주인공의 팔을 잡아당겨 구멍 밖으로 나오게 되죠.
클라이언트의 이야기에서는 마리에는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샤리에와 둘이서 어디에 갔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실은 마리에는 가출을 해서, 4일간, 클라이언트의 호저택 안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에도 기사단장이 보였습니다. 기사단장의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는 것이었죠.
이후 주인공은 아내와 복연해 다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임신을 했죠.
주인공이 여행 중에 몸담았던 아이니까 물리적으로 주인공의 아이는 아녔습니다..
하지만 아내와 야한 꿈을 꾸던 날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날, 주인공은 생령이 되어, 토호쿠에서 도쿄로 텔레포트해 아내와 섞이지 않았던가 합니다.
이윽고 여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무로. 주인공은 자고 있는 사이에 기사단장은 정말 있었구나,라고, 말을 건네고 이야기는 끝나게 됩니다.
스토리가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난해합니다만, 최대한 축약하여 작성하려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스포츠 선수에 비교하자면 소설가로서의 기초 체력과 신체적 능력이 대단한 선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문장력, 묘사력, 구성력을 말하는 것이며,
이는 작가로서의 전문 지식이나 전문적 기술에 필수 요소이죠.
평론, 에세이, 시가, 희곡, 시나리오가 아닌 소설이라는 산문을 집필할 때 기초적 창작능력이 되는 것이
바로 위의 3가지의 능력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작성하는 법이 자연스럽고 대단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축을 따라 단순히 소설을 진행시키는 것이 아니라, 플래시백처럼 과거의
어떤 스토리를 여러 번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죠.
전편에 걸쳐 18금의 성묘사가 나옵니다. 이 부분에 관해 호와 불호로 나뉘겠죠.
불호이신 분들은 굳이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만, 읽는다면 플라토닉 한 연애소설부터,
포르노적인 성묘사까지 자유자재로 묘사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스킬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단장이나 긴 얼굴 같은 등의 판타지적인 캐릭터들은,
너무 소설을 평범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좀 더 모던한 호러 색을 내는 게 차라리 좀 더 몰입하고 긴장감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들이 철학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13세의 나이로 사망한 여동생 코미, 코미의 모습을 가진 아내, 딸 무로, 기사단장 죽이기에 그려진
돈나 안나, 그리고 아키카와 마리에, 이들의 어린 소녀(로리) 캐릭터는 여러 캐릭터이면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의도적으로 동일한 이데아로 통일된 캐릭터일 것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책을 읽을지 말지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읽는다면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작품 중에서는 노르웨이의 숲이 훨씬 재밌을 겁니다.